죽음을 마주하기
2024 회고 -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이어지는 글.
두 주 간격으로 장례식에 갈 일이 생겼다. 한 번은 친척, 한 번은 친구의 아버지. 부쩍 조사에 참여할 일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내가 목도한 첫 죽음은 외할아버지. 외할아버지의 죽음은 사실 예측된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건강이 부쩍 나빠지셨을 무렵부터 우리 가족은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동안은 장례식에 갈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죽음이라는 것이 불쑥 찾아오곤 한다는 것을 피부로 깨닫지 못했다. 한동안은.
그 다음 장례식은 5년 뒤, 알고 지내던 지인분의 장례식이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고사. 그제서야 죽음의 무작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예측 가능한 죽음은 없다. 불확실성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거울 앞에서, “내가 오늘 죽는다면, 내가 오늘 할 일이 가치가 있을 것인가?” 에 대해서 물어봤다고 한다.
과연 내가 풀고 싶은 문제는 전 인류적으로 가치가 있을 문제인가?
나는 단지 유명해지고 싶은가? 아니면 내가 푼 문제로 유명해지고 싶은가?
이 엔트로피의 시간동안 나는 어떤 걸 해야 하는가?
2025. 0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