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시작하던 시점에서는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자” 라는 다소 두리뭉실한 목표를 잡고 있었습니다만, 몇가지 사건들을 통해 보다 강렬하게 집착하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바로 “나의 일을 하자” 입니다.

저는 늘 언제나 제 일을 해오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지만, 이전과 다른 큰 변화가 있다면 바로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의 실패를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10년 했는데 성과가 위대하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봄직도 하죠. 그리고 지금이 이런 다른 방법을 체화할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다른 방법”이란 다음과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질문” 에 답변하기

최근 다양한 방면에 대한 고민을 갖고 갈 때 마다, 유독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너는 어떤 걸 하고 싶느냐고.

우리는 잘 답변하는 것을 위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지만, 실제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에 있다는 것을 위에 몇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느꼈습니다.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나머지 5분을 쓸 것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실제로 우리가 급하게 만들어 내는 질문에는 중요한 것들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어떻게 하느냐”,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어떤 기술들이 있느냐” 등의 허울뿐인 질문들을 던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이 문제지?” 라고 질문했던 과거와 다르게, “내가 지금 이걸로 뭘 하고 싶은지?”를 먼저 질문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몇 배나 어려운 질문입니다. 특히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보다 그렇게 잘 알고 있지 않은 상태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도출된 답변과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들을 지켜보고 있자면 더욱 노력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낍니다.

“극단적으로 빠른”

Trivial한 사이클

사실 흔한 피드백 사이클이며, 이것이 성장과 크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많은 비유를 통해서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극단적으로 빠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까요? 이 고민을 머리속에 들인 이후, 반성하게 되는 나날이 많아졌습니다. 생각보다 더 줄여나갈 요소가 많구나. 나는 여전히 크고 느리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 하면서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특히 백엔드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아오면서 안정성에 대한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서버 장애가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이런 안정성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제품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AI 프로덕트의 발전 방향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한달간 저는 Vibe Coding이라 불리는 코딩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보고 있고, 과거라면 분명히 거절했을 포인트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지 프로덕트 측면에서의 “극단적으로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증명에 대한 욕구

“ 별종의 필수 요소는 증명이다. 스스로 별종이라 부르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 중 실제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를 증명해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

– 리드 호프먼

저는 일의 요소 중, 제 방식이 명확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어떤 류의 협업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회사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류의 대화는 하면 안 되는지와 같은 부분들을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점들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후순위로 두거나, 심지어는 그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경우까지도 보아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방향을 거부하면서도, 그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더욱 효율적인 점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는 방법은 유일합니다. 바로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죠.

삶이 내게 레몬을 준다면

작용 - 반작용의 법칙에 의하면, 작용한 만큼 반작용이 존재합니다. 삶의 본질이 괴상한 질문임을 깨닫고, 어쨌거나 멈추지 않고 움직이겠다는 다짐을 한 이후로는 계속 당황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5년 1분기는 진짜 뭔 일이 많았습니다. 올해 얼마나 잘 되려고 이런 일이 일어나나 싶습니다. 방향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걸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 꽤나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제 손에 레몬은 주어졌고, 저는 이제 어떻게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는 단계에 와 있는 듯 합니다. 다음 분기에는 한 잔의 레몬에이드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2025. 0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