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바라보기
몇년 전 개인적인 실험을 하나 했었다. 바로 고정관념을 아예 없애보는 것. 우리가 물체를 바라볼 때, 우리가 가진 객체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의도치 않은 bias를 낳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 자체로 보면 맞는 말이긴 하나 내가 놓치고 있던 점들이 있었다.
- 우리가 무언가를 “인지” 할 때에는 결국 내가 들고 있는 다른 정보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
- 그리고 그 정보는 내가 이전에 “인지”했었던 정보들만 가져올 수 있다는 것
그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었고, 점차 “어느것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는 허무주의적 사상에 가까워지게 되었다. 이는 내가 가진 “성장”에 대한 몇가지 원칙에 전면적으로 위배되는 사상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이 받아들이는 것 만큼 많은 결과물을 도출해 보면서 그 과정에서 얻는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방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즉 가장 의미있는 것이야말로 직접 내뱉어보는 결과물인데, 허무주의적 관점에 기반한다면 내가 무엇을 내뱉어봤자 의미가 없는 말이므로 포기하게 된다.
게다가 내가 그러한 허무를 딛고 무한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게 된다 하여도, 그러한 고정 관념이 사실은 새로운 지식을 배울 때 기존 지식을 이용하는 과정에 가까우므로 적극적으로 사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다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기존 지식들을 사용한다고 하였을 때, 따라오는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므로 나는 이걸 “더 열린 마음을 갖고, 나는 고정관념 덩어리라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하나의 현상에서 떠오르는 두가지 이상의 생각을 모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하나의 물건이 지닌 양면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줄임으로써 뭐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소기의 수확이라면 수확인 듯.
2024.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