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을 진정한 의미로 인정하기 시작했을 때
여러 부분들을 인정하고 있다. 나는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을 그래도 꽤나 잘해왔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그 범위가 넓어지고 안정적으로 변했달까. 예컨대 이전까지는 어떠한 피드백을 듣거나, 내 속에 담긴 욕망이 들어났다고 느꼈을 때에는 매우 부끄러웠다. 사실 이때문에 의도치 않은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 상대방이 그런 피드백을 들었을 때 내가 화가 났다고 판단했다던지.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무미건조하게 관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으로써 당연한 감정들을 너무 억누르려고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을 컨트롤하는 방법에 있는 거고, 당연하게도 무작정 억누르기만 하는 것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개중 가장 큰 변화는 인정욕구에 관한 것이다. 인정욕구가 나를 뒤흔든다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부터 알고 있었기에 되도록 쿨한 태도를 취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반쪽짜리 해결책이라, 단순히 쿨하게 넘기고 그것을 나의 성장 동력으로 취하자-는 전략이 안 통할 때도 꽤나 많았다.
이는 좀 더 깊이있게 바라봤을 때 확실한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지면, 즉 인정의 대상을 특정 사람으로 두기 시작하면 근본적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회사에 있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인정의 대상을 다른 누군가에 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되도록 다른 회사를 찾지 않고 나의 일을 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했는데, 이것 또한 몇가지 이유 중 하나인 듯.
결국 누군가의 평가를 받겠고 그게 더 차가울 것이 자명하지만, 더욱 명쾌하고 bias가 없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2025. 0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