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Patient

개인적인 생각에 관한 글

Apple의 광고 삽입곡으로 유명한 “Be Patient”.

최근 내가 집중하고 있는 감각의 영역은 고통임. 진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수준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아님. 고통이 없는 상태가 0,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수준의 고통이 1이라고 했을 때, 약 0.1~0.3 정도의 고통의 영역.

쉽게 회피 가능한 고통

이런 고통은 일상생활 중에서 자주 마주함.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 오늘은 정말 운동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꾸준한 운동 중에 마주하는 다리 근육과 무릎의 고통, 오늘 이 일만큼은 마무리하고 자야 하기 때문에 참는 피곤함 등이 해당함.

이런 고통은 매우 회피하기 쉬움. 알람을 끄고 다시 자면 되고,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운동을 빠지면 되고, 내일 일어나서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누우러 가면 됨.

고통을 받아들여야만

그러나 이렇게 회피하기 쉬운 순간들이 모여 차이를 만들어 냄.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오늘 운동을 가는 것이 체력과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일찍 일어나는 것이 하루종일 더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는 원동력이 됨.

꾸준히 달리기를 해본 적 있음? 1km당 6분 페이스까지는 어떻게 냅다 뛰어서 가능함. 다만 이걸 4키로로 늘리고, 또 4분 30초까지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달리기 방법을 포기하고 다르게 달려야 함. 하체 근육으로만 달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만 빠르게 달릴 수 있음.

이는 되게 고통스러운 과정임. 지금까지 뛰어본 적 없는 방식이라 근육통도 많이 오며, 어색해서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은 순간도 많음. 하지만 이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훨씬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며 체력 소모도 많이 줄어들게 됨. 즉 고통을 지나고 나니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고통의 재정의

오늘 친구와 한 메모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이러한 류의 고통은, 위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고통과 그 강도 외에는 별 차이가 없음. 즉, 적절한 수준의 고통은 오히려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로써 작동하게 됨.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움.

물론 달리기를 할 때도 무리한다면 허리나 무릎, 발목이 다치기 마련임. 즉, 고통을 적절한 발전의 시그널로 여기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고통에 집중해야 함. 스스로 허용 가능한 고통의 범위를 정해놓고, 그 선 안에서 최대한 스스로를 밀어붙인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음.

피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

하지만 우리는 모두 비효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치를 설계하여 피하지 않도록 만들면 좋음. 나는 크게 3가지 트리거를 통해 점점 피하지 않고 집중하는 삶으로 나아가고 있음.

1. “하기 싫다” 라는 고통이 나에게 찾아올 때, 그걸 트리거 삼아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것.

하기 싫다고 안하지 말고, “내가 왜 안하고 싶지? 이걸 하면 뭐가 좋지?” 를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것. 장기적으로 나에게 이득이라고 판단되면 일단 해 볼 것. 대부분 이런 하기 싫음은 자리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즉 신체적으로 편할 때 많이 목격되므로 일단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해볼 것.

2. 매일의 시작을 성공으로 시작할 것

하루를 성공으로 시작한다면 (오전 10시 이전에 기상, 물을 마시고 밖에 나감, 일을 바로 시작해서 30분 이상 집중함,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웹툰 등을 보지 않고 할 일을 시작함) 기상 1~2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하기 싫음”을 더 잘 대처하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음.

3. 일상의 성공사례를 많이 기억하고, 그것을 상기시킴.

2번과 연관된 일임. 내가 고통을 이겨 낸 것에 대한 보상을 찾는게 아니라, “그래. 운동도 했는데 이정도는!” 이라고 생각해볼 것. 그렇게 성공을 다른 성공으로 전이시킨다면 더 쉽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음.

마지막으로

당근 - 채찍 다이어그램은 스스로에게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음. 고통을 참는 게 뭔가 대단한 일이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서 응당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했음.